Hero — model domain (monolithic black box) vs expert domain (layered, instrumented, data-embedded). Hogunism brand green accent at center.
Two architectural forms contrasting closed model AI vs expert-domain AI.

OpenAI이 제 스타트업을 못 먹는 이유 — 전문가 도메인에 베팅한 3년

범용 모델은 이메일을 대신 써주지만, 시공 현장의 BIM 충돌 검토는 못 해요. 그 격차가 버티컬 AI 창업자의 해자입니다.

· 8분 읽기

OpenAI이 제 스타트업을 못 먹는 이유 — 전문가 도메인에 베팅한 3년

매주 받는 질문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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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T-5 나오면 어떡할 거예요? 결국 thin wrapper 아니에요?”

3년째 버티컬 AI를 짓고 있고, 이 질문을 거의 매주 받아요. 들을 때마다 반갑습니다. AI 앱 세계를 가르는 핵심 질문이니까요.

결론부터 말할게요. OpenAI는 많은 AI 앱을 가볍게 집어삼킬 수 있어요. 그런데도 구조적으로 따라오기 어려운 구역이 하나 있습니다. 저는 그 구역에 회사 한 개와 커리어를 걸었고요. 아래는 그 구역이 왜 끝내 따라잡히지 않는지, 그리고 여러분의 회사·제품·커리어가 거기에 닿아 있는지 점검할 수 있는 간단한 자가 체크리스트입니다.

두 종류의 AI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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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메일 한 통 써줘”와 “이 시공 도면에서 구조 부재 충돌 찾고, KBC 기준이랑 비교해서 리스크 리포트 만들어줘”.

둘 다 AI에게 맡기는 일처럼 보입니다. 겉보기엔 비슷하죠. 하지만 완전히 다른 판 위에 있어요.

첫 번째는 모델 도메인입니다. 모두가 원하는 범용 업무. 그래서 OpenAI·Anthropic 같은 파운데이션 랩이 항상 여러분보다 더 잘, 더 싸게, 더 빠르게 하게 됩니다. 그게 그들의 제품이니까요. 여러분 제품이 “이메일 쓰기 + 예쁜 UI”라면, 해자에 있는 게 아니라 카운트다운에 서 있는 겁니다.

두 번째가 전문가 도메인이에요. 이 글의 나머지는 전부 여기 얘기입니다.

전문가 도메인에는 세 가지 속성이 있어요. 몇 년을 배워야 손이 따라오는 워크플로우의 복잡도. 업계 밖에선 이름도 모르는 도구들과의 시스템 연결. 그리고 답이 틀리면 누가 돈을 잃거나 면허를 잃는 수행 책임. 범용 챗봇은 이 셋 중 어디에도 깊게 못 들어옵니다. 모델이 멍청해서가 아니라, 그 워크플로우의 살결과 습관을 모르기 때문이에요.

랩이 못 넘는 네 개의 방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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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16z의 Yellow Brick Road 분석과 제가 BuildChain을 만들며 현장에서 본 그림이 정확히 겹칩니다.

방어선 1: 데이터 플라이휠. 전문가 도메인의 고객 인터랙션은 오픈 인터넷에 없는 데이터를 만듭니다. 시공 현장에서 BIM 충돌 검토를 한 번만 돌려도 그 데이터는 제 서버, 고객 NDA 뒤에 쌓여요. OpenAI는 그 문 열쇠가 없습니다. 고객이 늘수록 시스템은 OpenAI가 구조적으로 복제할 수 없는 방향으로 똑똑해져요.

토스를 보세요. 사기 탐지 룰이 강한 이유는 모델의 우수함보다, 한국 금융 사기 패턴 데이터를 수년치로 갖고 있어서예요. OpenAI는 그 데이터를 영원히 못 봅니다.

방어선 2: 모델 선택권. 전문가 도메인에선 한 랩과 결혼하지 않아요. 작업별로 모델을 분기합니다. 추출은 저렴한 모델, 추론은 고성능 모델, 민감한 데이터는 오픈소스. 랩은 이걸 못 해요 — 자기네 단일 모델을 팔아야 하니까요. 우리는 을 팝니다. 애초에 게임 자체가 달라요.

방어선 3: 비용 특화. 파운데이션 랩은 평균적인 사용례에 맞춰 가격을 매겨요. 버티컬 앱은 정밀하게 깎아냅니다. KBC 규정 파싱 파이프라인을 GPT 호출 비용의 1/10로 돌릴 수 있어요. 1만 페이지 중 실제로 중요한 200페이지가 어딘지 제가 알기 때문이죠. 랩은 모릅니다. 버티컬 창업자는 압니다.

방어선 4: 거버넌스와 책임. 건설, 의료, 법률, 보험 같은 도메인은 클라이언트 데이터를 챗봇에 던져 넣을 수 없어요. 감사 로그, 온프레미스 옵션, 책임 소재가 명확한 계약이 필요합니다. 결과물이 인허가청으로 갈 때, 누가 도장 찍을지가 중요해요. OpenAI는 그 도장을 안 찍습니다. 저는 찍어요.

랩들이 직접 인정하고 있어요

여기서 저는 이 격차가 일시적이 아니라 구조적이라고 확신했습니다.

OpenAI와 Anthropic은 지금 버티컬 플레이어들과 수십억 달러 규모의 합작을 만듭니다. 왜일까요? 범용 모델만으로는 전문가 도메인을 혼자 못 먹는다는 걸 아는 거예요. 워크플로우를 소유한 파트너가 필요합니다.

모델을 만드는 사람들이 “워크플로우를 가진 파트너가 필요하다”고 말할 때, 그 말은 곧 사실입니다.

FurtherAI가 보험에서 그렇게 하고 있어요. OpenAI랑 맞붙지 않습니다. OpenAI를 바닥에 깔고 그 위에서 클레임 검토 워크플로우를 팝니다. 보험 조정사가 매일 쓰는 도구에 그대로 꽂히는 완성형 흐름. 그건 래퍼가 아니에요. 그게 진짜 게임입니다.

이번 주에 여러분 제품에 돌릴 세 가지 테스트

이제 이 체크리스트를 손에 쥐어 드립니다. 여러분 제품에, 여러분 직무에, 다음 주 합류할 회사에도 대보세요.

  1. 복잡도 테스트. 이 일을 사람이 익히는 데 3년 이상 걸리나요? 그렇다면 전문가 도메인에 가깝습니다. 아니라면 랩과 달리기 중이고, 여러분이 집니다.
  2. 통합 테스트. 일반인은 이름도 모를 전문 도구와 연결돼 있나요? BIM 소프트웨어, CAD, 병원 EMR, 법원 전자소송, 한컴 hwp 양식. 그렇다면 통합 해자가 있어요. API 하나만 붙었다면 — 랩이 주말에 복제 가능합니다.
  3. 책임 테스트. 답이 틀리면 누가 다치거나, 고소를 당하거나, 과태료를 물거나, 자리를 잃나요? 그렇다면 거버넌스·감사·휴먼 오버사이트가 필요한 영역이고, 랩은 그 책임을 원하지 않습니다. 여러분은 가져갈 수 있어요. 그들은 안 가져가요.

3개 다 통과했다면 방어 가능한 영토에 서 있는 겁니다. 0개면 다음 모델 릴리스가 아플 거고, 그다음 릴리스가 끝낼 겁니다.

AEC 엔지니어 — 당신 얘기예요

이 기준은 제품뿐 아니라 커리어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지금 한국에서 AEC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다면 잘 들으세요. 실리콘밸리 사람들은 물론, 한국 SI 업체조차 잘 모르는 전문가 도메인 위에 앉아 있는 거예요. KBC, KDS, 구조 계산서, 시공상세도, 인허가, 도장 찍힌 도면의 법적 무게 — 이 전부가 해자입니다. AI는 여러분을 대체 못 해요. 여러분 없는 AI는 시작도 못 해요.

지는 엔지니어는 AI를 관전 스포츠로 다룹니다. 뉴스레터만 읽고, 트윗을 리트윗하고, 터미널은 열지 않죠. 이기는 엔지니어는 자기 도메인 위에 AI를 짓습니다. 제가 연구를 떠나 버티컬 제품을 만들기 시작할 때의 베팅이 이거였고, 매달 데이터가 그 선택을 더 굵게 확인해 줘요.

이번 주에 할 수 있는 것

  • 회사에서 워크플로우 하나만 고르세요. 딱 하나.
  • 위 세 가지 테스트로 점수 매기세요 — 복잡도, 통합, 책임.
  • 점수가 높다면, 그게 여러분의 AI 빌드 타깃입니다. 범용 도구 사지 마세요. 거칠어도 좋으니 버티컬한 것을 직접 지으세요.
  • 금요일까지 동료 한 명에게 사내 프로토타입을 보여 주세요. 그것만으로도 링크드인의 모든 논객을 앞섭니다.
  • 뭐가 깨졌는지 적어 두세요. 그 노트가 v2의 스펙이 됩니다.

허락도, 예산도, 공동창업자도 필요 없어요. 워크플로우 하나와 일주일이면 충분합니다.

랩은 적이 아니에요

랩은 여러분의 적이 아닙니다. 모델 도메인이 적이에요. 거기서 나오세요.

전문가 도메인은 열려 있고, 워크플로우를 소유한 사람이 앞으로 10년의 AI를 소유할 겁니다. 한국의 AEC, 의료, 법률, 금융 엔지니어들 — 제가 본 어떤 산업보다 더 많은 워크플로우 위에 앉아 있어요. 질문은 하나예요. 그 위에 직접 지을 건가요, 아니면 남이 지을 때까지 볼 건가요.

다음 글에서 또 봬요.